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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ce Landscape-Bronze, 173X130cm, acrylic on canvas on board, 2012

 

 

 

전시명 : 네오 산수 Neo-Sansu
전시기간  및 장소
- 1부 : 2014. 2.11~5. 18 : 2전시실, 3전시실, 선큰가든
- 2부 : 2014. 2. 28~6. 1 : 어미홀, 1전시실
참여 예정 작가 : 총 31명
- 1부 : 권기수, 김윤재, 신경철, 써니킴, 안두진, 이기봉, 이세현, 이주형, 이혁준, 임택, 장종완, 최수정, 홍범(13명)
- 2부 : 강소영(릴릴), 강운, 공성훈, 국형걸, 권혁, 김영헌, 김준, 백정기, 손정은, 송수영, 이상원, 이세경, 이이남, 임옥상, 하루, 홍성도, 홍순명, 황인기(18명)
출품작 수 : 총 150여점

www.daeguartmuseum.org


 네오산수전은 기술의 시대(Post Internet시대)를 맞이하여 전통 산수화와 그 미학적 개념이 오늘날 우리의 현대미술과 함께 어떻게 현대적 어법으로 차용되고 변용되었는지, 그리고 만약 그 전통적 속성 까지도 잃어버렸다면 현재 어떤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지를 물으며, 결과적으로 우리 시대 새로운 미술의 의미를 모색하고자 함이다. 이번 전시는 현재 다양한 미술 장르에서 활동하며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청년, 중견, 원로 작가 31명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오늘날 ‘산수화’ 또는 ‘풍경화’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너무나 순진한 나머지 진부한 주제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술을 풍경, 인물, 정물화 등으로 분류한 장르의 서열 매기기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개념의 범주조차 의미 없어진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시대의 새로운 풍경화, 즉 ‘네오산수’란 주제로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의도는 다시 한 번 더 우리 환경과 미술 개념의 급격한 변화를 확인하고, 예술의 유연성은 시간의 부식 작용에 대해 저항 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행이 지난 진부한 주제라 하더라도 그 시대의 시각에 의해 재 포착 되었을 때에는 전혀 새로운 해석의 장이 된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바로 우리 시대의 풍경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회화, 사진, 입체, 설치, 필름 등 온갖 종류의 표현 도구들을 총 망라한 우리시대 예술의 장을 제시하고자 함이다.
 
동양의 산수화는 자연으로의 회귀, 혹은 합일의 정신을 극히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그것은 바로 모든 사람이 공유한 회화의 규범이기조차 하였다. 수려한 산수의 풍경은 관람객의 이상향, 감정, 그리고 인간의 기상을 대변하였고, 인간 그 자체였으며, 그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만큼 예술적 안목이 높고 훌륭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호에서 세월을 낚는 강태공은 그 자체가 산하의 일부이며, 하염없이 흐르는 흰 구름을 바라보며 웃는 농부는 대자연의 품속으로 금방이라도 녹아들어 갈 듯하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나 밀레의 풍경화 역시 다르지 않다. 풍경화는 바로 이상적 자연과 인간의 상호 가치를 상승시켜주는 은유적 역할을 하였다. 그러므로 위대한 자연풍광을 배경으로 나폴레옹 초상을 그리듯이 멋있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위해 배경으로서 역할을 담당하였고, 종교적으로는 성스러운 신의 대리자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환경과 인간은 일치되어 있었기에 진정 불가에서 말하는 인간과 자연은 하나라는 조화로운 공존을 하였던 것이다. 또한 이상적 자연을 재현해 낸 화가의 인품도 그 풍경만큼 고상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동서양의 모든 회화는 풍경 속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인물은 언제나 수려한 산수와 일체가 되어 있고, 그로부터 방금 튀어 나올듯이 그려진다. 그리고 인물만을 그리더라도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그려야 제대로 된 인물화라고 할 수 있었다. 산수화에 대비되는 풍속도조차 자연과 합일된 인간의 삶을 그리고 있다. 수많은 예술 사조들이 서로 다름을 추구하였으나 자연과 인간의 이상적 합일에는 변함이 없었고, 다만 그 표현 방식이 약간씩 차이를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노장 사상’과 ‘루소적인 이상적 자연’이 갑자기 무너지게 되었다. 말하자면 수 천 년을 이어온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지식이 발전하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가 아니라 스스로의 주인이 되고자 하면서, 스스로 주체이면서 객체가 되고자 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기술의 발전은 인간과 자연을 더 이상 평화로운 공존의 관계 속에 놓아두지 않았다. 인간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연도 하나의 객관적 대상으로 자신과 차별화하기 시작하였고, 그와 함께 투자와 소비의 대상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제 자연은 인간과 동일한 대상, 돌아가야 할 어머니의 품이 아니라, 극복해야 할 두려움의 대상이나, 이용할 투자의 대상이 된 것이다. 기술의 눈으로 본 인간과 자연은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며, 최대의 이익을 끌어내야 할 소중한 자원이 된 것이다. 효율성의 눈으로 본 자연은 더 이상 느낌을 전해주는 감정적 주체가 아니라, 차가운 이성적 관찰의 대상이 되었다. 예술적 주체, 우리의 신비로운 경외의 대상으로 예술적 상징의 이미지였던 자연은 차가운 기술 사회의 희생물로서, 잃어버린 천국, 이상향에 대한 증거물, 상처 받은 짐승의 신음 소리를 증언하는 역할로 추락하였다. 현대인은 더 이상 자연과 함께 살지 않는다. 우리는 새 울음소리 대신 자동차 경적 소리를 듣는다. 철새들의 느릿한 완행보다는 비행기나 고속열차의 빠른 흔적을 본다. 굳건히 서있는 변함없는 만년설이나 빙하보다는 인간에 의한 지구 온난화에 의해 절망적인 사라짐을 본다. 인간과 자연은 유례없는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그리고 이제 자연은 인간이 만든다. 수려한 산수는 더 이상 그냥 그대로 존재하는 자연적 자연으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에 의한 인위적 자연만이 존재할 따름이다. 따라서 회화는 이미 존재하는 이상적 자연의 재현이 아니라, 그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한다. 또한 회화가 여전히 자연을 재현하고 수려한 강산을 재현한다면 그것은 과거의 의미를 지닌 자연으로서가 아니라 그 절망적 사라짐과 파괴를 표현하기 위한 무의미한 재현으로서 인간이 그렇게 제작하고, 인간이 그렇게 되도록 욕망한 것에 불과하다. 자연의 재현은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다. 그리고 재현된 자연은 마치 기술이 자연과 인간을 대상으로 취급하듯이, 현대 예술가들에게는 일종의 표현적 도구에 불과하다. 네오산수는 그 절대적인 변형을 가지고 우리 시대에 완벽하게 새로운 예술, 즉 네오산수를 증명한다.
 
이번 전시는 네오산수의 세 가지 특성을 주목하며 기획되었다. 첫째, 현대 산수화는 더 이상 재현의 대상이 아닌 단순한 기술적 조작의 대상이 된다. 둘째, 현대 산수화에는 공통의 미학적 의미가 존재하지 않으며, 자연을 통해 작가와 관람객 사이에 존재했던 일체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셋째, 예술이 기술 환경의 반영이라는 사실로부터, 오늘날의 산수화는 과거 산수화와 자연에 대한 일종의 유머, 조작, 조롱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의 산수화는 무의미한 기호나 이미지로서 일종의 기호 조작자, 즉 기술자의 시스템 속에서 의미를 부여받는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예 뭐 낭만주의의 숭고미나 그런 것에 별 관심이 없죠. 자연을 그렇게 보기엔 우리가 너무 순진하지 않잖아요... 기본적으로 가짜 자연들이고 애초부터 제겐 조화로운 자연이란 관념은 없으니까요. 옛날 의미의 자연 그런 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후약)(공성훈)” 이러한 기술적 환경 속의 우리시대 새로운 산수가 이번 전시에서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이수균, 전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글은 대구미술관에서 펌.

DAEGU ART MUSEUM

www.daeguart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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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lowing Bronze Landscape, 162X130cm, acrylic on canvas on board,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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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ce Landscape-Silver, 173X130cm, acrylic on canvas on board,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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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 of the Moon-Golden, 130x97cm, acrylic on canvas on board,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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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 of the Moon-Blue, 130x97cm, acrylic on canvas on board,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