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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숲에 부는 바람 風竹
  • The Wind that Wakes Bamboo
  •  Gwangju National Museum
  • 기간: 2013-11-12 ~ 201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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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기간: 2013.11.12~2014.2.2
    - 전시유물: 조선시대 3대 묵죽화가인 이정, 유덕장, 신위 묵죽도, 권돈인 세한도, 보물 제1168호 <청자 상감 매화 대나무 학무늬 매병>, 국보 제176호 <홍치 2년명 백자 청화 소나무 대나무무늬 항아리>(동국대학교박물관소장), 국보 제166호 <백자 철화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 등 150여 점

     

     

    우리 관은 2013년도 가을 기획특별전으로 “대숲에 부는 바람, 風竹”을 개최한다. 바람을 맞고 선 대나무의 모습과 그 소리를 아우르는 개념인 풍죽風竹은 안개에 덮인 연죽煙竹, 비와 눈을 맞는 우죽雨竹·설죽雪竹과 더불어 대나무를 주제로 한 그림의 화제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는 국보를 비롯하여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 개최되었던 ‘한국미술 5천년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념하여 일본에서 개최되었던 ‘한국韓國의 명보名寶전’, 호주 퀸즈랜드미술관의 ‘조선왕조 명품전’, 독일 쾰른동아시아박물관에서 열렸던 한국의 문화재 전 등 굵직한 국외전시에 출품되었던 명품들을 비롯하여 총 15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이 전시는 “그림으로 피어난 매화, 탐매探梅(2009)”에 이은 우리 관의 두 번째 사군자 특별전이다. 이번 특별전은 먹과 붓의 운용을 익히는 회화 창작의 기초 과정으로, 때로는 고답적이고 진부한 테마로 인식되어 온 전통 소재의 조형성과 상징성을 현대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하기 위한 목적에서 기획되었다. 강하기만 하면 부러지나 때로는 유연함으로 바람의 무게를 받아내는 풍죽風竹과 바람이 지나간 길에 투영된 의미를 조망하고자 하였다.

     

     

     
    1부 ‘전통 미술의 대나무’는 대나무가 있는 공간, 마음 속 대나무, 대나무 그리는 법, 바람과 대나무, 대나무와 도자기라는 다섯 가지 소주제로 구성하였다. 묵죽도가 널리 그려졌던 것은 정치적 엘리트이자 지식인 계층이었던 문인들이 자신들의 이상형인 군자君子를 대나무에 투영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3대 묵죽화가로 불리는 이정, 유덕장, 신위와 강세황의 묵죽도와대나무 그리는 법을 초서草書 쓰는 법에 비유했던 조희룡, 감각적인 묵죽도를 그린 정학교, 민영익, 윤용구, 허련의 묵죽도와 이인문의 산수도 등이 전시된다. 좀처럼 보기 힘든 조선시대 회화사의 대표적인 거장들의 묵죽도와 권돈인의 세한도가 이번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아울러 보물 제1168호 <청자 상감 매화 대나무 학무늬 매병>과 국보 제176호 <홍치 2년명 백자 청화 소나무 대나무무늬 항아리>(동국대학교박물관소장), 국보 제166호 <백자 철화 매화 대나무무늬 항아리> 등 대나무가 그려진 도자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자연의 형태를 사실적이고 서정적인 필치로 구현한 고려 청자에서는 마치 시와 같은 대나무를, 조선 백자에서는 왕실 화원에 의해 그려졌을 장중하면서도 품격 있는 대나무를 볼 수 있다.

    특히 조선시대 도자사 연구의 기준작이 되는 대표적인 두 점의 국보 백자가 나란히 전시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청화 안료로 그려진 푸른 대나무와 철화 안료로 그려진 붉은 대나무가 함께 전시될 수 있었던 것은 본 전시의 기획 의도와 취지를 이해해 준 소장 기관의 배려와 협조에 의해 가능하였다.

     

     
    2부 ‘현대 미술의 대나무’에는 한국화, 서양화, 사진, 판화·설치미술·미디어 아트 등의 매체로 작업하는 33인의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화로는 김범석, 김선두, 김영삼, 문봉선, 신태수, 이정남, 이호신, 임남진, 정인수, 조풍류, 하성흡, 허달용, 허달재, 서양화로는 강익중, 권기수, 박방영, 서기문, 서미라, 송필용, 위진수, 이인, 이재삼, 이창규, 장현주, 차규선, 한희원, 그리고 사진으로는 김대수, 라규채, 박일구, 이한구 작가와 판화 김준권, 설치미술 서정국, 미디어 아트 이이남 작가 등이 참여하였다. 특히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서 세계 최초 물 위에 떠있는 미술관인 <꿈의 다리>를 작업한 강익중도 이번 특별전을 위해 <대나무_봄·여름·가을·겨울>을 출품하였다. 강익중은 달항아리나 한글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여 국제무대에서 한국인의 이름을 알리는 미술가로 손꼽히며 공공미술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작가이다. 대나무를 그린 일 획에 그린 이의 성정性情이 담겨있다고 보았던 과거의 가치가 현대의 작가에게 어떤 의미로 해석되고 조형화되었는지를 대나무를 보는 다양한 시선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3부 ‘대숲에 부는 바람’에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묵죽의 대가로 이름을 날린 김규진과 그로부터 사군자와 서예를 배워 현대의 조형으로 이끌어낸 고암 이응노의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대나무 그림의 전통과 변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문자 추상, 인간 군상 등 평생에 걸친 새로운 조형적 시도 속에서도 대나무 그림을 계속 그려온 이응노의 대숲(대전시립미술관 소장), 대나무(이응노미술관 소장)을 볼 수 있다. 과거로부터 배우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익숙한 것으로부터 새로워지려는 질문과 시도에서 새로운 창작이 시작됨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연출하였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삶의 터전이었던 대숲에서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어온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전통미술이 새로운 창작의 모티브를 제공하며 과거의 가치가 현대와 미래에도 유효한 가치로 이어지는 법고창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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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국립광주박물관